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3년 11월 06일 14시03분

[경제와 미래]실질주의(實質主義)로 개혁하자

역사적으로 보면 모든 개혁은 실질주의를 추구할 때 성공하였다. 백성들,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잘 되게 하는 것이 실질주의다. 권력의 지배를 효율적으로 하려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은 개혁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그들의 개혁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실질주의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당 내부의 주도권 경쟁, 국가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공학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주의 개혁이란 한마디로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예로부터 백성들에겐 밥이 하늘이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보는 수 많은 민중 봉기는 모두 먹고사는 문제 때문이다. 동학혁명도 출발은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였다.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이 실패한 첫 번째 이유는 혁명정부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플레와 식량난이 극심했다. 먹거리는 두 가지 범위가 있다. 하나는 “당장 먹거리”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 먹거리”이다. 정치는 이 두 가지 범위의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한 기능이다. 한마디로 국민을 잘 먹고 잘살게 하기 위한 것이다.

정치가 정치인들의 “권력 놀이마당”으로 변질되면 나라는 망한다. 지금 여당과 야당 모두를 바라보는 국민의 걱정이 이것이다. “당장 먹거리”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 내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기업활동을 돕는 것이다. 각종 법규로 기업활동을 규제하면 공무원들만 살판나는 세상이 된다. 지금이 그렇다. 정부가 기업가처럼 행정을 수행하겠다고 한 정부도 있었지만, 여전히 정부는 규제하는 기관이다. 정부가 적은 노임을 주는 공공근로로 일자리 늘렸다고 통계 잡는 식은 소극적인 것이다. 시장개척을 지원하고 인력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외국인 노동 인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국민의 근로정신도 일으켜 세워야 한다. 노동환경을 바르게 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지원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

“미래 먹거리”는 4차 산업혁명, 5차 산업혁명(슬기모:콘텐츠혁명)을 이끌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대학과 청년들의 기술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일차적이다. 새로운 기술사회에 대비한 국토의 균형개발과 도시계획을 실천해야 한다. 예컨대 자율주행차가 일상화되는 것에 대비한 도로 계획도 그 가운데 하나다. 기후변화에 따른 치산치수와 치병(治病)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거기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실질주의 개혁이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 기대감을 갖게하는 것이다. 크게는 나라와 민족의 이상(理想)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이 꿈을 갖고 적극적으로 미래에 도전하게 하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개혁의 명분을 민원 해결 식의 대중영합주의로 삼는 수준이면 안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개혁이 불안과 공포를 주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다.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이 실패한 또 다른 이유는 공포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자유와 평등을 실천한다는 명분으로 구체제 인사들에 대한 처벌과 처형을 일상화했다. 그러다보니 그러한 명분으로 사적인 복수가 횡행했다. 불안과 공포가 파리시민을 압도했다. 12•12쿠테타를 일으킨 신군부의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다. 오늘날 개혁의 명분으로 법치주의를 내세운다. 감사와 수사가 일상화된 정국에서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갖는지 물어보시라! 과잉 법치는 사회를 위축시킨다. 과잉 법치는 검사의 나라를 만들고, 이내 판사의 나라로 몰고 간다. 새만금 방조제를 막는 것도 최종적으로는 재판부가 결정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나라의 경륜과 역사적 이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나라의 이상을 내세우지 않는 개혁은 자기들끼리의 권력투쟁에 지나지 않는다.

정당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하는 개혁을 보면 이러한 실질주의가 없다. 정치 경륜이 부족한 사람들이 정당을 꾸리며 권력 놀이에만 전념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이미 나라의 경제가 침체 상태라고 밝혔다. ‘눈떠보니 후진국’으로 되었다고도 한다. 모든 정당들이 나라의 앞날을 다시 일으키는 경륜 실천에 나서기를 바란다. 국민들에게도 바란다. 대중가요 가수들에게 인기투표하는 식으로 정치를 바라보지 마시라. 정치인들은 인기인이 아니라 나라를 살리는 의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다. 그 본분을 잊은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퇴출시켜 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