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간 2020.02.1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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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른바 3D 업종으로 일컬어지는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자구책 마련 움직임이 SW 개발자 단체 결성 등으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
지난 5월 일부 SW 개발자를 중심으로 한국IT개발자협회를 설립한데 이어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SW개발자와 프리랜서의 권익 향상을 위한 한국소프트웨어기술인협회가 설립됐다. SW기술인협회는 △바람직한 SW 개발자 경력관리 제도 정착 지원 등 기술인의 양성과 관리 △SW 기술 로드맵 체계화 △SW 기술인의 복리후생 향상정책 연구 등을 할 계획이다.
협회는 SW산업의 경우 생산요소의 대부분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특히 중소기업에 소속됐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SW 개발자가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보고 있다.

IT개발자협회는 일자리와 기술 나눔, 개발자의 권리 보호,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W 개발자의 일자리 연결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신기술 공유와 교육 지원 △임금ㆍ해고 등 부당한 처우에 대한 법률 지원 △SW 개발자를 위한 복지사업 △관련 제도 개선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형일 IT개발자협회 회장은 "고급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시스템의 부재, 다단계 구조의 심화 등으로 SW 개발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SW 개발자 처우 문제는 누가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단체를 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자바개발자협의회와 같은 일부 개발자 커뮤니티도 SW 개발자 실태조사, 처우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 등 자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자바개발자협의회가 지난해 1891명의 SW 개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SW 개발자들은 잦은 야근과 자기개발 시간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85.0%가 주 2회 이상 야근을 하고, 주 5회 이상 야근을 하는 개발자도 29.2%에 달했다.
잦은 야근은 근로시간의 증가로 이어져 주당 근로시간이 50~60시간인 개발자가 34.7%, 60~70시간이 21.7%, 70~80시간이 9.7%인 것으로 나타났다. 80시간 이상인 개발자도 7.0%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30대까지만 개발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규성 SW기술인협회장은 "SW산업 발전을 위해 SW 기술인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고 자부심 느끼게 해주는 분위기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개발자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며 "SW 개발자들이 뭉쳐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SW 개발자들이 직접 자구 노력에 나서는 것은 SW산업 성장 정체와 불합리한 산업구조 등으로 불거진 SW 기술인력의 처우 악화가 그만큼 절박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동식기자 dskang@